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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풍랑 속의 제자들
  ۾ :      ¥ : 20-08-26 08:18     ȸ :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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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 마태복음 8장에는 바다 건너편으로 가시려는 예수님을 따라 배에 오르는 제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어디로 가시든지, 그들 앞에 어떠한 상황이든지 상관없이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작정한 이들이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다에 큰 놀이 일어났다. 베테랑 어부들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큰 풍랑이었다. 배는 물결에 뒤덮여 갔고, 제자들은 죽음의 공포 앞에 두려워 떨었다. 거대한 풍랑이 배를 거세게 뒤흔들고 있었다.

이 장면은 마치 코로나19가 지금 우리의 모든 일상을 뒤흔들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염려와 불안과 두려움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뒤덮고 있다. 교회는 어떠한가. 그야말로 안팎으로 욱여쌈을 당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부분 한국교회는 그동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이웃을 섬기고자 온갖 노력을 다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일부 교회’의 문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교회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한국교회는 이전에 경험 못 한 큰 풍랑에 흔들리고 있다.

풍랑이 제자들을 흔들어 사지로 몰아가고 있을 때, 무심하게도 예수님은 태평하게 주무시고 계셨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제자들은 예수님을 깨우며 부르짖는다. “주여 구원하소서 우리가 죽겠나이다!”

그런데 제자들의 이 절규 속에 아이러니가 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주’라고 부르고 있다. ‘주님’이라는 말은 나의 주인이시면서, 만물의 주권자요 주인이시란 뜻이다. 세상의 모든 경영이 그분 손안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이란 말은 제자들이 갖고 있는 신앙고백의 총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거대한 풍랑 앞에서 ‘주님’에 대한 이 고백은 무너져 내린다. 제자들은 입으로는 ‘주여!’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주님을 향한 신뢰가 아닌 풍랑이 주는 두려움이다. 눈앞에 닥쳐온 위기 앞에서 두려워 떨며 좌절하고 낙망하는 제자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와 어려움은 주님의 통제와 권한 밖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예수님은 이러한 제자들을 향해 말씀하신다. “어찌하여 무서워하느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 예수님을 믿고 어디로 가시든지 따르겠다고 배에 올랐던 제자들이지만, 풍랑 앞에서 그들의 믿음은 온데간데없었다. 예수님이 그들 바로 옆에서 함께하고 계셨지만, 그들은 커다란 흔들림 앞에서 예수님을 신뢰하지 못했다.

믿음은 모든 게 다 평안하고 아무 문제가 없을 때 필요한 게 아니다. 거대한 풍랑이 우리 삶을 뒤흔들 때야말로 필요한 것이 믿음이다. 한국교회를 덮쳐온 풍랑 앞에서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님에 대한 믿음이다. 우울하고 암울한 소식이 우리를 낙심케 하지만 주님의 허락하심 없이는 참새 한 마리도 땅에 떨어지는 법이 없다는 믿음과 신뢰를, 교회는 회복해야 한다.

우리는 다시금 주님을 따라가는 제자로 서야 한다. 제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믿음이다. 예수님의 주권에 대한 신뢰다. 거대한 풍랑이 우리를 뒤흔들 때,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시며 잔잔케 하시는 주님을 믿어야 한다. 믿음의 사람들은 잠잠히 주님을 바라야 한다. 오직 그분에게서만 회복과 소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윗의 시가 오늘 우리의 노래가 되기를 희망한다.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시 62:5~6)

송태근 삼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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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5일 주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당시 발생한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께 죄송하다"면서도 뉴질랜드 정부와 피해자 등에 사과 요구에는 "다른 나라에 외교부 장관이 사과하는 것은 국격의 문제다. 지금 이 자리에서 사과는 못 드리겠다"고 거부했다. /배정한 기자

성추행 피해자 측, 강경화 장관 향해 "대단히 실망"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주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당시 발생한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뉴질랜드 정부와 피해자에게 사과할 수 없다고 밝혀 파문이다.

강 장관은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국과 뉴질랜드 정상 간 통화에서 외교관 성추행 의혹이 거론된 점과 관련해 "경위가 어쨌든 대통령이 불편한 위치에 계시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에겐 "송구스럽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정상 간 통화는) 뉴질랜드 측에서 요청한 통화였다. 통화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뉴질랜드 측은 이 의제를 다룰 거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뉴질랜드 측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에서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을 언급했다. 이 사건은 2017년 주뉴질랜드 대사관에서 근무한 A 씨가 당시 남자 직원의 엉덩이와 가슴 등 신체 부위를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외교부는 당시 피해자로부터 제보를 접수한 후 A 씨에게 '경고장'을 발부하고, 이듬해(2018년) 아시아 주요국 총영사로 발령 냈다. 이후 외교부는 2018년 하반기 감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을 다시 확인하고, 2019년 2월 '감봉 1개월'의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한국 고위급 외교관을 공개한 뉴질랜드 현지언론 보도 내용. /뉴질랜드 언론 뉴스허브 캡쳐

외교부가 A 씨에게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다는 것은 사실상 잘못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강 장관은 이날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뉴질랜드 정부와 피해자에 대해서는 사과를 안 하는 것인가'라는 질의에 "상대국에 대한 사과는 쉽사리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 외교부 장관이 사과하는 것은 국격의 문제다. 지금 이 자리에서 사과는 못 드리겠다"고 사과를 거부했다.

이 의원이 "대통령이 망신당한 것에 대해 책임지라"고 지적하자, 강 장관은 "책임지겠다. 책임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강 장관은 또, "국내적으로 국민과 대통령께는 죄송하지만, 뉴질랜드에 대해 책임져야 할지는 다른 문제"라며 "(이 문제는) 뉴질랜드에서 언론화되고 정상 차원에서 문제가 나오면서 통상적인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국격과 주권을 지키면서 해결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에게 사과하는 문제는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 장관의 사과 거부 소식에 뉴질랜드 피해자 측 고소인은 자국 언론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뉴질랜드 방송 뉴스허브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고소인을 지원해온 성폭력 인권운동가 루이스 니콜라스는 "그(피해 고소인)가 그 문제로 대단히 괴로워하고 있다"며 "그에게 사과 같은 것을 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강 장관이 뉴질랜드 국민과 피해자에게는 사과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이를 둘러싼 정치권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뉴질랜드 정부가 강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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